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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음악 천재가 되다
작가 : 이미니

나, 음악 천재가 되다

  • 등록일2024.01.16
  • 조회수4848
1화. 드림스 컴 트루

끼익- 끼익-

기름칠이 되지 않은 듯, 그네에서 삐걱대는 소리만 들려 왔다.



“휴!”



앳되어 보이는 남자 한 명이, 그네를 타고 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남자의 이름은 이지훈.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놀이터에는 지훈 혼자만 있었다.

스산한 날씨가 꼭 지금 지훈의 마음속 같다.



‘유학을 포기해야 할까?’



지훈은 친구들보다 피아노를 늦게 시작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우연히 보게 된 피아노 연주 동영상.



「크리스티안 짐머만의 슈베르트 즉흥곡 2번(Schubert-Impromptu op.90 No.2)」.



왜 그 영상이 지훈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는지는 모르겠다.

이후 피아노의 매력에 빠진 지훈은, 피아노 연주 동영상만 열심히 보았다.



평소, 공부나 독서 외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 지훈이었다.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듯, 피아노에 흥미를 느끼는 지훈.

부모님은 지훈을 위해서, 학교 앞 작은 피아노 교습소에 등록해 주셨다.



두근대는 마음으로 피아노 앞에 앉아, 하얀 건반을 처음 두드렸던 순간.

지훈은 아직도 그 느낌을 기억하고 있다.

처음 건반에 올렸던 손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피아노가 그저 좋았던 지훈.

타고난 천재성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늦은 나이에 시작했기에, 남들보다 더 뛰고 달려야만 했다.

하지만 지훈은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중학교 2학년 어느 날.

독일로 피아노 유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은 지훈의 꿈을 적극 응원해 주셨다.

또한, 지훈을 위한 선생님을 찾아보는 등, 아낌없는 노력을 하셨다.



‘코로나만 없었어도.’



지훈이 고등학교 1학년 때, 갑자기 퍼지기 시작한 전염병인 코로나로 인하여, 전 세계가 정지 되어버렸다.

2020년 초부터 시작하여, 수많은 사람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은 코로나.

2년 동안 멈추어 버린 시계.



그 속에 지훈의 가족이 포함될 것이라고는.

나오려는 눈물에 눈을 꼭 감으며, 고개를 살짝 들어 올렸다.



1년 전 업무차 외국에 나가셨다가, 코로나로 돌아가시게 된 아버지.

전염병이라는 이유로, 장례식조차 정상적으로 지낼 수 없었다.



어머니와 지훈은,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점차 어머니는 예전의 밝은 모습을 보이며 직장생활을 해 나가셨고, 지훈도 제 자리를 찾아갔다.

지훈에게 항상 좋은 말과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어머니.



고등학교 3학년.

어머니는 지훈에게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하셨다.



지훈의 머릿속에서, 어젯밤 화장실을 가다가 우연히 보게 된 모습이 그려졌다.

숨죽이며 울고 계셨던 어머니.

지훈은 그 모습을 지우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이제 곧 어머니가 집에 오시는 시간이네.’

지훈이 집으로 가기 위해, 그네에서 일어나려는 순간이었다.



부스럭, 부스럭.

그네 옆 풀숲에서 무엇인가 스치는 듯한 소리와 함께, 들릴 듯 말 듯 작게 고양이 소리가 들렸다.



“냐···앙···”



지훈은 소리가 들린 풀숲으로 가까이 다가가, 풀들을 살짝 옆으로 밀었다.



“헉!”



그곳에,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미 고양이와, 하얀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꼬물거리고 있었다.

눈도 뜨지 못한 새끼 고양이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다.



지훈은 급히 새끼 고양이를 두 손에 안고, 주변에 또 다른 새끼가 있는지 둘러봤다.

다른 새끼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다.



“야옹아, 조금 기다리고 있어! 내가 얘 잠시 데려다 놓고 와서 묻어줄게.”



지훈은 죽은 어미 고양이에게 말을 남기고, 급히 뛰어 가면서 어머니에게 전화했다.



“엄마! 어디야?”

「집 앞에 다 왔어.」



“그럼, 집 앞에 동물병원에서 봐.”

「왜? 무슨 일 있어?」



“가서 자세히 얘기할게.”



지훈은 동물병원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엄마에게 뛰어갔다.



“엄마!”



걱정하듯 바라보던 어머니가, 지훈의 손에 있는 고양이를 보고 깜짝 놀라며 말했다.



“어머, 웬 새끼 고양이야?”

“놀이터에서 발견했어.”



지훈은 어머니와 같이 서둘러 동물병원에 들어갔다.



새끼 고양이는, 젖을 먹지 못해 힘이 없었을 뿐, 건강에는 이상이 없었다.

아마도 젖도 못 물린 상태에서, 어미 고양이가 죽은 것 같다.

동물병원에서 예방접종과 영양주사를 맞고 잠든 고양이를, 바구니에 담아서 병원을 나왔다.





“엄마, 놀이터에 잠시 들렀다 가.”

“왜?”

“어미 고양이를 묻어주지 못했거든.”



지훈의 눈에 죽은 어미 고양이 모습이 그려졌다.



“그래? 아직도 죽은 어미 고양이가 그대로 있어?”

“응, 새끼 고양이가 너무 안 좋아 보여서, 급히 동물병원으로 먼저 왔어.”

“그럼 빨리 묻어주고 들어가자.”



지훈은 나무를 이용하여, 잘 보이지 않는 풀숲에 구덩이를 팠다.

그 사이 어머니는, 근처를 돌아다니며 또 다른 새끼를 찾아보셨다.



“지훈아, 다른 새끼 고양이들은 보이지 않네.”

“그럼, 새끼 고양이는 한 마리뿐인가 봐.”



파 놓은 구덩이에 죽은 어미 고양이를 조심히 옮겼다.

그 위에 흙을 덮어 완성되어 진 조그만 무덤.



“좋은 곳으로 가. 새끼는 내가 잘 돌봐줄게.”



무덤을 톡톡 두드리고 일어서려는 순간이었다.

손으로 이상한 기운이 빨려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깜짝 놀라 멈칫한 지훈.



‘뭐지?’



지훈은 고개를 갸웃하며, 무덤에 손을 얹고 잠시 있었다.

하지만, 조금 전과 같은 현상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왜? 무슨 일 있어?”



멈칫하더니 가만히 있는 지훈을 보며, 어머니가 물었다.



“아니. 그냥.”

“그런데 왜 그러고 있어? 다 되었으면 가자.”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나는 지훈.

웃으며 바구니를 들고 있는 어머니의 팔짱을 끼고, 집으로 향했다.



새끼 고양이는 지훈의 방에서 키우기로 했다.

조금 전 병원에서 받아 온 우유를 먹고 다시 잠이 든 새끼 고양이.



단지 새끼 고양이가 있는 바구니가 생긴 것뿐인데.

지훈은 자신의 방이 오늘따라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방음장치가 되어 있는 지훈의 방에는, 피아노와 컴퓨터가 있는 책상만 있었다.

하지만, 얼마 전에 추가 된 또 하나의 물건.

덮개에 가려져,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캡슐.



오늘따라 왜 지훈의 눈에, 저 캡슐이 보이는 걸까?



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가상현실 게임 『드림스 컴 트루』.

저것은 그 게임의 가상현실로 접속하기 위한 캡슐이다.



며칠 전 받은 생각지도 못했던 선물.



‘드림스 컴 트루’ 가상현실게임.



1년 전부터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캡슐 제작 의뢰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캡슐의 완성으로 대략 6개월 전부터 순차적으로 보급되고 있었다.



보급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갖게 된, 획기적인 제품이다.



과거로 가는 타임머신 같은 기능.

시대와 장소 제약 없는 실제와 같은 경험.

판타지 세계로 가서 몬스터 등을 잡아, 아이템을 받고 레벨업을 하는 등.

다양한 기능의 시스템을 갖춘, 완벽에 가까운 게임이다.



그 유명한 캡슐을, 지훈이 갖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지훈을 위해 특별 제작 의뢰를 했다는 것을.

지훈과 어머니 물건을 받았을 때 알게 되었다.



물건을 받은 날부터였던가?



아버지에 대한 추억으로, 지훈과 어머니를 힘들게 만든 것이.

그래서였을까.

지훈은 저 캡슐을 열어볼 수가 없었다.



갑자기 우울해진 마음에 피아노 앞에 앉았다.

잠들어 있는 고양이가 깨어나지 않도록, 지훈은 헤드폰을 착용한 후 건반 위에 손을 올렸다.



평소 지훈이 좋아하는 라흐마니노프의 「악흥의 순간 4번(Rachmaninoff-Moment Musicaux Op.16 No.4)」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악흥의 순간〉

1896년 23살이었던 라흐마니노프가, 기차에서 전 재산에 가까운 돈을 도둑맞게 된다.

생활비가 필요했던 라흐마니노프는, 1896년 10월부터 12월까지 2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6개의 변주곡인 ‘악흥의 순간’을 작곡했다.

계속되는 반음을 빠른 템포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왼손.

셈여림을 잘 지켜야 이 음악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매우 어려운 연주곡이다.

6개의 변주곡 중 4번은, 짧은 시간에 돈을 벌어야겠다는 급박함이, 가장 잘 드러나 있다고 알려진 곡이다.





♪♪♪

늦게 시작한 피아노.

천재가 아니었기에,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조급한 마음으로 열심히 달렸다.



보다 열정적으로 미치도록···.

힘든 시간도 있었고, 행복했던 시간도 있었다.

그래도 그에게는, 피아노가 인생의 전부였다.



파도가 몰아친다.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

힘들어하는 어머니.

고민하는 지훈.



모두 마음속에서 떨쳐 버리고

파도에 쓸려가고 싶다.



멈출 수 없는 욕망.

피아노.

피아노가 너무 좋다.

피아노를 누구보다도 잘 치고 싶다!

♪♪♪



“따-! 당!!”

마지막 건반을 치고 숨을 깊이 몰아쉰 지훈은, 잠시 눈을 감고 감정을 정리했다.



오늘따라, 유난히 건반을 치는 손가락이 가볍게 느껴졌다.

이후 쇼팽의 에튀드 몇 곡을 연주한 지훈.

이상하게 피아노 연주가 잘 되는 것 같았다.

어느새 우울했던 마음을 잊고 있었다.



마지막 곡을 끝낸 지훈은, 마음의 위로를 받았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과거의 슬픔을 잊고 미래로 가기 위해서였을까?

지훈은 며칠 동안 외면했던 캡슐의 덮개를 열고, 캡슐 안으로 들어갔다.



처음 들어온 캡슐 안은, 아버지의 배려가 가득한 구조였다.

음악을 하는 지훈을 위하여, 피아노를 익힐 수 있는 건반도 구성되어 있었다.



순간 지훈의 눈에 보이는, 작게 새겨진 문구 하나.



《우리 아들 지훈의 꿈이 이루어지길. -사랑하는 아빠가-》



지훈은 새겨진 글씨를 손으로 문지르며, 나오려는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고마워 아빠. 사랑해.”



늘 지훈의 꿈을 응원해 주던 아빠의 모습을 생각하며, 지훈은 캡슐을 가동했다.

언어설정을 한국어로 선택하였다.



【 ‘드림스 컴 트루’에 접속하시겠습니까? 】

【 네 / 아니오 】



‘보통 말로도 가능했던 것 같은데.’

말소리와 함께 나타난 안내창에서 선택하려던 지훈은 편하게 대답을 해봤다.



“네”



잠시 후 주변이 어두워지며 별들이 가득한 공간에 지훈 혼자 서 있었다.



『‘드림스 컴 트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어디선가 말소리와 함께 눈앞에 문구들이 나타났다.



【 ‘드림스 컴 트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 당신은 이제부터 원하시는 세계를 여행하실 수 있습니다. 】



【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 있고, 】

【 판타지 세계에서 몬스터 등을 만나 볼 수도 있습니다. 】



【 상상할 수 없는 행운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

【 즐거운 여행 되시고, 행운의 천사가 당신과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



【 신규등록을 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오 】



“네”



앞에 나타난 안내창의 내용은, 지훈에게 기대와 흥분된 마음을 갖게 했다.



【 신규등록 】

【 아이디 : HOON2023 】

【 비밀번호 : ********* 】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 재방문 자동 접속을 위한 홍채 및 얼굴인증 등록을 진행합니다. 】



【 캐릭터이름 : 마이어 】

【 성별 : 남자 】



캐릭터 이름은 마이어.

‘빛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나타내는 이름이었다.



외모를 변형할 수 있다는 물음에, 얼굴만 약간 이국적으로 변화를 주었다.



『원하시는 여행지를 선택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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