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진종경 강사
- 등록일2023.02.22
- 조회수12921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진종경입니다.
현재 네이버시리즈에서 작품을 연재중이고 SBS부산지점에서 웹툰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 ■연재하신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 [너와 사는 그 집] (전작이자 데뷔작)
부모님의 황혼여행으로 갑작스레 쉐어하우스의 관리자가 된 백수 구하나가 세입자로 들어온 두 남자를 만나며 벌어지는 힐링 로맨스
[어떠한 경우라도] (연재중)
사기를 당해 집도 절도 없어진 대학생 최경우가 과거 알고 지냈던 원태희의 집에 빌붙게 되면서, 잊었던 과거를 기억하고 트라우마를 해소하게 되는 이야기
데뷔작은 작화담당이긴 했지만, 쓰고 나니 둘 다 돈과 집이 얽힌 얘기네요^^;
- ■어떻게 웹툰작가가 되셨나요?
- 저는 출판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인데요.
어렸을때 시골에서 자라다보니 집에 돌아오면 놀게 없어서 자연스레 책을 보게 됐습니다. 책 중에서는 또 만화책이 재밌잖아요. 장르 불문하고 막연히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난 그림을 그리는데 이야기도 좋아하니까 만화가 하고 싶다 이렇게 장래를 단순하게 결정했어요. 이후에도 그외엔 하고 싶은일이 딱히 없더라구요. 대학 갈 시기가 왔고 그러면 관심있는 분야로 가자 해서 관련학과에 들어갔었죠. 그전까지 그림은 혼자 좋아서 그리는 거였는데, 과제로 안 그려본 것들도 도전해보고, 동기들 작업 과정, 마인드를 보며 시야를 넓혀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졸업후에는 5~6년정도 작은 외주나 웹툰 관련 직종, 일반 직종 일을 하며 몇 번의 공모전 도전과 낙선을 반복했습니다. 마지막 공모전에 떨어지고, 이제 새작업 뭘 해볼까 하던 중에 이미 데뷔한 학교 동기인 글작가 분이 그림작가를 구하면서 협업으로 연재를 하게 됐어요. 어떻게 보면 결국 학연 덕을 보게 된 셈이네요. 주변에 관련 업종을 하는 지인을 많이 두면 이런 점이 좋습니다. 알음알음 소개를 받거든요.
작화담당으로서 한 작품을 같이 완결 짓고 나서, 연재중에도 많이 배웠지만 스토리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어요. 가능한 많은 작품을 보려고 하고, 공부했습니다. 컨텐츠를 보는게 공부가 되는 직업임이 이럴때 좋아요. 작년부터는 글,그림 모두 맡은 작품을 하고 있는데 체력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스케쥴 관리가 힘들지만 어찌저찌 해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삐끗했으면 다른 준비를 전혀 해두지 않아서 위험했을 수 있는데, 돌아갈 길이 없어서 이거 아니면 안된다 싶은 절박함 덕에 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 ■웹툰 강의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가르치시나요?
- 일단은 완성하기부터.
웹툰은 완성 후의 기쁨을 맛보기까지 과정이 꽤 길고 고된 편이에요. (그리는 과정부터 즐겁다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전 어쨌든 완성해냈을 때가 제일 기쁘더라구요.) 머릿속에 장편 웹툰을 구상하고 이건 된다 하며 의욕적으로 시작해보지만 스토리 구상, 다듬기, 콘티, 작화 작업등을 거치다보면 중간과정에서 이미 지쳐버리고 좌절하는 분들이 많을거예요. 저도 그랬고요.
그럴때는 적은 분량부터 완성해보는 자신감을 붙이는게 중요하다고 봐요. 저는 수업과정에서 소소하게 미션을 드리는데, 작업해가며 어떤 부분을 개선하면 좋을지, 여기는 이렇게 바꿔보면 좋겠다는 등의 피드백을 하고, 완성후에는 부족한 부분을 연습해보거나 바로 다음작업으로 넘어가 부담스럽지 않을정도로 분량을 조금씩 늘려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종에는 1화의 원고를 완성하는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이 과정 전에는 우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뚜렷하게 생각 할 수 있게 질문을 많이 합니다.
웹툰 작업 전체 과정중에 막히는 지점이 최소 한 번 이상은 오게 되는데, 이 때 주저 앉으면 결국 작품을 완성하지 못하게 됩니다. 완성 할 수 있게, 그리고 다음과정으로 넘어가며 이전보다 개선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 ■작가님이 생각하는 웹툰은 무엇인가요?
- 이 질문을 제일 오래 생각했는데요.
건조하게 들릴수 있겠지만 일단 저에겐 돈 받고 하는 직업의 일부예요. 순수 독자시절 재밌는 이야기를 보고나면 만족스럽고 벅찼던 순간들이 있었는데, 그걸 스스로 구현해보고 싶어서 시작한 일에는 큰 함정이 있었습니다. 바로 내가 작업한 건 재밌게 보기 힘들다는 현상인데요. 깨달았을 땐 돌이키기에 먼 길을 왔죠.^^; 10중에 9는 힘든데 그럼에도 잠깐 스쳐지나가는 1이 좋아서 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완성하고나서 한참 뒤에 작업의 고통이 잊혀지고 남의 작품처럼 보게 되면 재밌어요.)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된 순간 순수하게 즐기기는 힘들어 졌지만, 위에도 썼듯 그래도 여전히 재밌는 작품을 봤을 때 풍족해지는 그 기분이 좋더라고요. 아직까지 짧게 이거다 하고 정의할 적절한 말을 못 찾았어요. 아직 알아가는 사이입니다.